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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휩쓴 베스트셀러 '딱지본'. 알록달록 표지로 독서 대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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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본

▲1920~1930년대에 유행한 딱지본. 울긋불긋한 표지가 화려하다.

고서(古書) 수집가나 국문학 연구자들이 주로 찾던 일제시대 '딱지본'이 사이버 세계에서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홈페이지에서 '한국 딱지본 사이버전시전'을 연다.

책 표지가 아이들이 갖고 놀던 딱지처럼 알록달록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딱지본'은 1920~1930년대에 널리 유행한 출판물로 '구(舊)활자본' '활자본'으로도 불렸다. 일본의 인쇄 기술 도입과 함께 들어온 납활자로 대량 인쇄한 딱지본은 '홍길동전' '심청전' 같은 고전소설뿐 아니라 '추월색' '장한몽' 등 신소설도 찍었다. 딱지본은 대개 4·6판 크기에 한글로 내려쓰기를 했는데, 시장에서 국수 한 그릇 값 정도인 육전(六錢)에 팔렸다고 해서 '육전소설'이라고도 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이 공개한 딱지본은 모두 212책으로 소설(201책)이 대부분이고, 일종의 유머집인 재담집 4책과 노래책인 잡가집 7책이 포함돼 있다. 경성제국대학 시절부터 소장한 것들인데 '춘향전' '심청전' '구미호' 같은 고전소설이 많지만 '녹두장군' '김유신실기' '김덕령전' '서화담전'처럼 역사 인물을 다룬 소설도 다수 포함돼 있다. 1929년 초판이 간행된 '괴걸(怪傑) 장작림'은 동시대 인물인 만주 군벌 장작림의 일생을 다룬 일종의 평전이다.

이번 전시에 나온 딱지본에는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있는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와 국어학자 일사 방종현의 개인 문고 소장본도 포함돼 있다. 가람문고 딱지본에는 '앙천대소(仰天大笑)', '조선팔도 익살과 재담' 같은 당대에 유행하던 유머집이 눈에 띈다.

딱지본의 총천연색 표지는 책은 엄숙한 것이라는 당시까지의 통념을 바꿀 만큼 파격적이었다. 평양 기생 출신 강명화의 자살을 다룬 '절세미인 강명화의 설움' 표지에는 양복 차림의 하이칼라 청년이 등장한다. 춘향전을 각색한 이해조 신소설 '옥중화(獄中花)' 표지에도 이도령이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으로 나온다.

딱지본의 독자는 어느 정도였을까. 1935년 조사에 따르면 '춘향전'은 연간 7만권, '심청전'6만권, '홍길동전'4만5000권 팔렸다고 한다. 요즘 기준으로 봐도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한 판매량이다. '근대의 책읽기'를 쓴 천정환 성균관대 교수는 "구활자본 소설은 책읽기의 대중화·근대화에 결정적 계기를 가져 왔다"고 평가한다. 일제시대 대량 생산된 값싼 책이 뿌려짐으로써 문자문화 자체가 확산되고, 책과 독서에 대한 탈(脫)신비화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들 일제시대 딱지본은 내용 원문을 읽을 수 있게 디지털화됐다. 김종서 중앙도서관장은 "딱지본은 일제시대 통속문화를 담고 있는 콘텐츠의 보고로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홈페이지
출처 : 일제시대 휩쓴 베스트셀러 '딱지본'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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