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는 안 되는 일제시대의 진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일제강점기의 실상

[10]-1 갑작스런 해방


해방에 환호하는 사람들

해방에 환호하는 사람들

[10] 해방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10]-1 갑작스런 해방
19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수많은 애국선열이 오랜 세월 붉은 마음으로 기다려 오던 해방이었습니다. 그 기쁨을 정인보 선생은 “흙 다시 만져 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고 노래하였습니다. 그리고선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라고 하여 독립투쟁에 몸바쳐 먼저 가신 분들을 안타까워했지요. 해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이태준의 소설 《해방전후》를 보면, 주인공 현은 이탈리아와 독일이 이미 망한데다 일본이 사이판을 잃고 오키나와에까지 적을 맞아들였다는 신문보도를 통해 일제의 패망이 길어야 1년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렇지만, 막상 8월 15일 그날의 해방은 모두에게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함석헌 선생은 성서의 표현을 인용하여 해방이 도적같이 갑자기 찾아왔다고 했지요. 국제정세에 누구보다 밝은 하와이의 이승만 박사도 일제가 패망한 소식을 듣고 넋이 빠진 듯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부인에게 “여보, 우리 고향에 돌아갈 수 있게 되었어”라고 했다 합니다.

이태준의 체험이겠습니다만, 《해방전후》의 주인공 현도 그러하였습니다. 현은 8월 17일 경기도 철원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운전사로부터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전쟁이 끝났답니다.” “뭐요? 전쟁이?” “인제 끝이 났어요.” 현은 코허리가 찌르르해집니다. “옳구나! 올 것이 왔구나! 그 지루하던 것이….” 그러면서 버스 안의 좌우를 둘러봅니다. 확실히 일본 사람은 아닌 얼굴들인데 하나같이 다들 무심한 표정입니다. 답답해진 현이 소리칩니다. 일본이 망했다는데 왜들 그렇게 조용히 있느냐고 말입니다. 그러자 한 영감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어떤 세상이라고 똑똑히 모르는 걸 입을 놀리겠소.” 저는 이 대목에서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보통의 민초들에겐 해방의 소식은 놀라움 그 자체이자 일종의 두려움이었던 모양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되어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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