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는 안 되는 일제시대의 진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일제강점기의 실상

“일본의 한국 통치에 관한 세밀한 보고서”

 Category : 【 전재 기사 】 Tag :
인정할 수 없는 도발적 주장 담아
보통의 한국인들이 읽는다면, 동의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 많은 책이다. 그러나 1900년을 전후해서 극동의 식민통치를 연구했던 미국의 행정학자가 실증 자료를 바탕으로 본 일본의 식민정책은 그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책의 첫 장부터 한국인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한 끝에 필자는 이전의 왕조시대 및 같은 민족으로부터 지배를 받았던 그 어느 때보다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 지금 한국의 통치가 훨씬 더 잘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어떻게 이런 주장을 펼칠 수 있는가?’라고 분노하는 사람들이라면 찬찬히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 이런 책이 ‘그들이 본 우리’라는 시리즈의 하나로 발간되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자유로워진 증거라 할 수 있다. 이런 도발적인 주장을 펴는 책을 소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통념과 다른 소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일본과 한국에 체류한 경험이 있고 한국뿐 아니라 영국이나 포르투갈이 주도하던 식민통치를 비교했던 학자라면 넓은 시각에서 문제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읽으면 된다.

저자는 우리들의 상식이나 역사 지식과 달리 1920년을 전후해 “한국 국민의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놀라울 정도로 성장함으로써 한국이 눈에 띄게 번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악랄한 일제 치하에 대해 우리가 배운 역사적 사실에 미뤄보면 저자의 주장은 진실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과연 우리가 배운 진실이 어느 정도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기초가 되는 행정조직에서부터 예산제도에 이르기까지 일제가 어떻게 주관하고 도입했는지가 낱낱이 소개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1918년 한국의 보통학교 수는 466개였다. 이 숫자는 1922년이 되면 890개로 늘어나고 정부지출 역시 183만5000엔에서 1330만9000엔으로 8배나 늘어난다. 1918년을 기준으로 교육비 가운데 10%를 한국인들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보조금으로 충당했다고 한다. 물론 정부보조금이 어디서에서 어떻게 염출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조선총독부가 ‘최소 세 개 면당 학교 하나씩’을 기준으로 학교 증설을 추진한 점이 인상적이다.

외국인 시각에서 바라본 식민통치
이런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어느 누구도 주장할 수 없다. 하지만 가혹한 일제 치하라는 주장과 동시에 이 같은 통계자료에도 눈길을 줄 필요가 있다. 감옥행정에 대한 자료 역시 흥미를 끄는데 구한국 정부의 감옥을 이렇게 평한다.

조선시대 감옥

조선시대 감옥

“구한국 정부에서 감옥은 대다수 동양 국가들의 감옥과 마찬가지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끔찍하다. 위생 설비가 부족했고 수감자에 대한 극심한 학대는 흔한 일이었으며 초만원 상태는 거의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한편 일제 치하에 들어간 이후의 감옥 상황을 두고 저자는 “매년 감옥이 늘어나고 여건이 개선된 결과 적어도 대형화된 감옥은 다른 나라의 감옥에 필적할 만했고, 미국 내 대부분의 감옥보다 훨씬 나은 상태였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일본의 초기 통치에 대해서 우호적인 시각을 나타내는 중요한 원인은 무엇일까. 조선 말엽과 같은 부패와 무능이 지속되는 한 한국인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없었을 거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한국인들이라면 일본의 침략이 없었다면 조선은 스스로 자신을 탈바꿈시켜서 근대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점에서 한국인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소수 의견을 내기는 힘들 것이며, 아마도 소수 의견이 있다면 저자의 견해와 동일할 것이다.

논쟁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우리를 어떻게 봤을까 하는 관점에서 추천할 만한 책이다.
출전 : [매경이코노미 제1503호(09.04.29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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