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는 안 되는 일제시대의 진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일제강점기의 실상

[17]-7 그의 시대는 저물고

[17] 개발의 새로운 시대를 위하여  [17]-7 그의 시대는 저물고
모든 절대 권력은 부패한다고 했습니다. 1950년대 후반 너무 늙긴 했지만 한국의 보나파르트가 된 이승만은 자신이 성취한 것에 도취하여선지 더할 나위 없이 완고해져 있었습니다. 최근에 공개된 1958년의 국무회의록을 보면 이승만은 나이 83세의 노인치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과시하면서 3~4일마다 있는 국무회의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습니다.
각료들은 이승만의 앞에서는 자식과 다를 바 없는 사람들입니다. 국무회의라고 하나 옛날 왕조 시대의 조정에서 임금이 하문하고 분부하는 장면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한 군주형 집권자가 헤게모니 국가인 미국에 대해 지나치게 완강합니다.
1958년 8월 2일의 회의록입니다. 송인상 부흥부 장관이 워싱턴의 지시에 따라 미국대사가 요청하여 양국의 관계자들이 한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회의를 가졌음을 보고합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의 정계나 행정이 부패하여 경제 원조를 계속할 수 없는 형편이므로 여러 가지 개혁을 추진하도록 요구했다고 보고합니다. 그러자 이승만 대통령이 대노합니다. “그들의 부패상은 말하기조차 거북할 정도인데 우리 보고 부패 운운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이 같이 만든 원인은 그들이 차용한 환화(圜貨)를 장기간 반제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이러한 사실을 조사하여 신문에 발표하고 그들 보고 다 가버리라고 하라”라고 말입니다. 기세는 참으로 대단합니다만, 후진국의 지도자로서 책임 있는 대응이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4.19 의거의 시위대

4.19 의거의 시위대.

싫거나 좋거나 협력의 상대인 이웃 일본과의 관계도 문제였습니다. 50년대 양국의 외교관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고, 또 당시 일본이 어느 정도나 성의가 있었는지도 회의적이어서 함부로 이야기하기가 두렵습니다. 그 점을 전제하고서 하는 말입니다만, 국무회의록에 나타난 이승만 대통령의 대일본 입장도 지나치게 비현실적이군요. 그에게 일본은 두고 간 재산을 찾으려 언제 다시 쳐들어올지 모를 적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미 일본은 그 옛날의 일본이 아니었습니다. 그 점만은 어느 정도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1956년 일본의 경제백서는 일본이 이미 이전과 상이한 발전단계에 들어섰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후(戰後)는 아니다. 회복은 끝났다. 지금부터의 성장은 근대화이다. 메이지유신이 있었지만 구조적인 변혁이 없었다. 대외적 조건을 무리하게 우리에게 맞추려고 군사적 팽창을 시도한 잘못을 범하였다. 세계는 지금 평화적인 경존(競存)의 시대이다. 경제성장률의 투쟁이다. 대강 이러한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세계는 바뀌고 있었습니다. 미국도 일본도 바뀌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국제시장이 열리는 새로운 60년대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국내에 잠재한 근대화의 지체에 따른 국민의 불만을 개발과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승화시킬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단계가 되었습니다. 헤게모니 국가인 미국과, 또 세계의 공업국가로 무섭게 튀어 오르는 일본과, 개방적인 협력관계를 재정립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그 역시 그에 걸맞는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승만의 시대는 서서히 끝이 나고 있었습니다. 그의 역사적 역할은 ‘나라세우기’의 기틀을 잡는 것으로 충분하였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로 나라의 기틀을 잡았던 것만으로도 그의 공적은 태산과 같습니다. 그 기틀 위에서 나라를 부유하게 하는 일은 그 일에 적합한 의지와 능력을 갖춘 새로운 지도자를 요구하였습니다. 그 다음은 4·19와 5·16을 경과한 개발시대의 역사가 되겠지요.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마음 맞은 친구들과 함께 《개발시대의 재인식》이란 책도 편집해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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