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는 안 되는 일제시대의 진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일제강점기의 실상

[10]-2 도움은 어디에서?

[10] 해방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10]-2 도움은 어디에서?
그런데 그 해방은 어떻게 해서 이루어진 것입니까. 어떤 힘이 작용하여 일제가 이 땅에서 물러가게 된 것입니까. 이 문제는 해방전후사의 올바른 인식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문제임에도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올바로 접근하려면 1931년부터 1945년까지 동아시아와 태평양을 무대로 전개된 전쟁의 역사를 전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잘 아시는 대로 1931년 일제는 만주사변을 일으켜 만주에 괴뢰국을 세웁니다. 1933년에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화북 지방에 또 하나의 괴뢰정부를 세우지요. 1937년에는 드디어 남중국을 포함한 중국 전 연안에 상륙작전을 감행하여 중국과 전면 전쟁을 벌입니다. 나아가 1941년 12월에는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함으로써 미국을 상대로 한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 일련의 전쟁을 가리켜 일본사람들은 15년전쟁이라고도 합니다.

일제는 무엇 때문에 15년전쟁을 벌였을까요. 전쟁으로 대략 500만 명에 달하는 일본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일본이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끼친 피해는 그보다 몇 배나 크지요. 그런 엄청난 전대미문의 전쟁을 일본은 왜 벌였을까요. 1930년대 세계경제는 대공황의 깊은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일본만은 순조로운 경제성장을 거듭하였습니다. 당시의 통계를 보면 일본경제의 성장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빨랐습니다. 저 아프리카 남단에 이르기까지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일본경제의 대외의존도는 현저히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세계자본주의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미국과의 연관성이 심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일제가 미국과 승산도 없는 전쟁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언젠가 일본의 어느 연구회에 참석하여 이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인 연구자끼리 맹렬하게 토론을 벌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만, 거기서의 결론도 아무튼 잘 알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속으로 “이 친구들아, 그래서 조선은 해방되었어”라고 딴전을 피웠습니다.

어쨌든 숨김없는 사실은 우리 민족은 아시아와 태평양의 헤게모니를 두고 일본이 미국과 벌인 전쟁 덕분에 미국에 의해 해방되었다는 것입니다. 1945년 8월 8일 히로시마[廣島]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이해 말까지 대략 14만 명의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 비극의 현장에 우리 조선인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나가사키[長崎]에도 원자폭탄이 떨어졌지요. 그렇게 원자폭탄의 세례를 받고 나서야 최후의 1인까지 본토를 사수한다고 결의를 다지던 일제는 드디어 항복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 민족은 미국이 일본 제국주의를 강제로 해체시키는 통에 해방되었습니다. 우리 힘으로 해방된 것은 아니지요. 오늘날 한국의 젊은이들은 속이 쓰리더라도 이 점을 냉정하게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까지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둘러싸고 큰 혼란이 빚어진 것도 이 점을 명확히 전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현대조선역사》(1983)란 책을 보면, “조선의 해방은 김일성이 조직 영도한 영광스런 항일부장투쟁의 승리가 가져다 준 위대한 결실이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김일성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중국 공산당 산하의 항일연군(抗日聯軍)에 중대장급 지위에 있던 김일성과 그의 부하 50여 명은 일본 관동군의 추격을 받자 1941년 연해주 소련령으로 피신하여 그곳에서 1945년 해방될 때까지 살았습니다. 김일성이 귀국한 것은 1945년 9월입니다. 전쟁이 끝나기 얼마 전 스탈린은 연해주의 김일성을 모스크바로 불러 그가 장차 북한에 세워질 자신의 대리정부의 책임자로서 적격인지를 테스트합니다. 스탈린은 김일성에 만족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김일성은 소련군 배를 타고 해방 한 달 뒤에 원산항으로 들어왔습니다. 사실이 엄연히 이러함에도 북한의 역사책이 위와 같이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은 그 사회에 사상과 학문의 자유가 없고 위선의 전제권력이 군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눈을 돌려 한국의 《한국근·현대사》(금성사판)라는 역사교과서를 보면,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광복을 가져다 준 것은 연합군의 승리였다. 연합군이 승리한 결과로 광복이 이루어진 것은 우리 민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북한에서와 같은 심각한 날조는 없습니다. 그 대신 연합군에 의한 해방이 새로운 국가의 건설에 장애가 되었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요. 저는 이런 얼토당토않은 주장이 정부가 검인정한 교과서에 버젓이 실려 있음을 보면서 솔직히 말해 남한 역시 북한 못지않은 위선의 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관해 보다 자세하게는 다음 장에서 분단의 책임을 물으면서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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