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는 안 되는 일제시대의 진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일제강점기의 실상

[2]-3 민족이라는 말의 유래

[2] 민족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자  [2]-3 민족이라는 말의 유래


1968년 국민교육헌장 선포식

1968년 국민교육헌장 선포식

조선시대에 민족이란 말은 없었습니다. 민족이란 말은 20세기 초에 일본에서 수입된 것이지요. 연후에 최남선 선생이 1919년 3·1 독립선언서에 그 말을 씀으로써 비로소 대중화되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포라는 말이 있지 않았느냐. 이런 반론이 예상되는군요. 조선시대에 동포라는 말의 쓰임새는 아래의 세 가지였는데, 모두 오늘날의 민족이란 뜻과 무관하였습니다.

첫째는 같은 어머니의 배에서 태어난 형제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동포의 원래 뜻이지요. 둘째는 임금님의 동포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임금님의 신하로서 임금님이 낳은 아기와 같다는 뜻이지요. 셋째는 우리 인간은 모두 하늘이 나은 자식과 같은 뜻의 동포입니다. 퇴계 선생의 《성학십도》에 나오는 “사람들은 나의 동포”(民吾同胞)라고 한 말이 그 예입니다. 이에 따르면 조선인이나 중국인이나 일본인이나 모두 동포이지요.

그렇다면, 겨레라는 말이 있지 않았느냐는 또 하나의 반론이 예상되는군요. 그에 대해서는 겨레라는 말은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이 민족이라는 외래어에 대항하여 조선시대의 겨레붙이라는 말에서 고안해 낸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겨레붙이는 피붙이, 곹 일가친척이란 뜻입니다. 그렇더라도, 다시 말해 말이 없었더라도, 민족이란 의식만큼은 있었다는 최후의 반론이 예상되는군요. 글쎄요. 철학자들은 언어를 개념의 틀 또는 의미의 감옥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말이 없는데 개념이 있을 수 있을까요. 어쨌든 어느 분이든 조선시대의 것으로 민족에 해당하는 말을 찾아내면 저는 저의 주장을 철회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요컨대 한국의 역사에서 민족이라는 집단의식이 생겨나는 것은 20세기에 들어 일제하 식민지기의 일입니다. 일제의 억압을 받으면서 소멸의 위기에 봉착한 조선인들은 그들을 하나의 정치적 운명공통체로 새롭게 발견하면서 민족이란 집단의식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백두산이 민족의 영산으로 변하는 것은 바로 그 과정에서이지요. 제가 아는 한, 백두산을 신성시한 최초의 사람은 최남선 선생입니다. 그는 백두산에서 발생한 불함(弗咸)문명이 조선 문명의 근원이라는 학설을 만들어 냈는데, 그것을 증명하려고 1927년 백두산에 오릅니다. 그때 《백두산근참기》라는 책을 짓는데, 제목 가운데의 근참(覲參)이란 단어에서 명백하듯이 그에게서 백두산은 이미 민족의 성소였습니다. 그에게서 백두산은 소멸해가는 조선인들이 다시 태어날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백두산의 영산화 작업이 해방 후 남한과 북한에서 각기 어떠한 모양으로 전개되었는지는 《재인식》에 실린 저의 논문을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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