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는 안 되는 일제시대의 진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일제강점기의 실상

[4-5] 일본 정신과 야스쿠니 신사 p425

일본을 생각할 때마다 가장 부럽게 여겨지는 것이 일본의 종교와 그로 인해 생겨나는 강한 민족 정체성이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대체로 미개한 사회일수록 종교가 강한 영향력을 지니게 되는데, 인류가 점차 미망에서 깨어나기 시작한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서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는 교회라는 것이 결혼식과 장례식 때에만 찾는 장소가 되어 평상시에는 술집이나 여관으로 영업하면서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이나 동유럽 등지에서는 아직 종교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편인데 이는 이 지역 주민들이 백인 사회에서도 상대적으로 미개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도와 이슬람 세계처럼 아직도 고대 종교가 현실세계에서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는 사회들은 종교로 인해 사회가 발전되지 않고 그 결과로 대중들이 종교의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사실을 보면 대체로 종교라는 것은 사회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는 듯하며 종교의 영향력이 강할수록 미개한 사회로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 이 같은 명제에서 예외적인 민족으로 생각되는 것이 유태인과 일본인데 이들 민족에게 있어서 종교는 구성원 집단에게 일체감을 주고 공동체의식을 유지해주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유태인들의 경우 종교는 자체로 민족의 역사이며 그들이 유일신으로부터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자부심으로 인해 나라를 잃고 오랜 세월 방랑하는 동안에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스스로 생존, 발전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다.

일본의 주된 종교는 신토인데, 이것은 우리나라로 치면 성황당과 사당에 절이 합쳐진 듯한 것으로 조상숭배와 애니미즘, 샤머니즘, 불교 등이 혼합되어 일본 고유의 종교로 정착하였다. 신토의 뿌리는 만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범신론이다. 그래서 신사에 따라서는 어떤 신물을 가미(神)로 모시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훌륭한 일을 한 조상, 즉 뛰어난 무사나 학자, 장인의 혼령을 가미로 모시는 경우가 많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 국가주의가 득세하면서 모든 신사를 국가가 주관하기 시작하였고 천황을 모든 가미의 정점으로 내세우게 되었다. 즉 이 시대 이후 일본인들은 천황을 살아있는 신으로 숭배하기 시작했으나, 패전 이후 히로히토 천황의 인간선언(1946년 1월)과 평화헌법의 제정으로 인해 국가신토는 힘을 잃고 다시 원래의 신토로 복귀하였다. 신토에서 섬기는 가미는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유일신이 아니고, 고대 그리이스에서 숭배했던 인간을 닮은 신도 아니다. 인간에 깃들어 있다가 육체를 떠난 혼령, 또는 애초에 영혼을 갖지 않은 존재에 내재해 있는 정령 같은 것이 가미의 개념이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일본의 신토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종교라고 생각된다. 신토에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 오면서 다양한 외래 종교와 문화의 영향을 받고 뒤섞이면서도 지금까지 그 뿌리를 지키고 있는 신비함이 있다. 신토에도 여느 종교와 마찬가지로 신이 있고 사람들은 그 신이 있다고 여겨지는 장소에 와서 경건한 마음으로 경배함으로써 다시 혼탁한 사회에 나가 생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게 된다.

그러나 신토에서 경배하는 신은 다른 미개 종교와 달리 자연물이나 유일신이 아니라 자신들의 조상, 그것도 본받을 만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는 훌륭한 조상인 것이다. 이것이 신토의 가장 큰 장점이다. 누군가 유교와 불교, 범신론, 샤머니즘 등에서 좋은 점만을 골라 이상적인 종교를 만든 것도 아닌데 신토에는 이 같은 장점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를 한국의 유교와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제사는 죽은 모든 조상을 대상으로 한다. 살아있을 때 제아무리 못된 사람이었더라도 상관없이 죽기만 하면 누구나 신으로 모시는 것이다. 이 같은 유교의 제사는 낭비를 조장하고 쓸데없이 후손들을 번거롭게 만드는 미개한 관습이다. 자기의 직계 조상이라는 이유만으로 경배하기보다는 사회에 위대한 공헌을 한 인물만을 대상으로 사당 같은 것을 만들어 공경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신토는 이 같은 점에서 독보적이다.

대체로 인류가 만들어낸 종교라는 것은 도그마, 이데올로기, 아집과 편견, 터부 같은 부정적인 관념의 집합체로서 양심의 가책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극단적인 이기심의 발로이다. 따라서 사람이 교육을 받아 자연을 이해하고 이성이 냉철해질수록 종교는 설 땅을 잃게 되는 법인데, 일본의 신토는 그와 같은 종교의 일반적인 특성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대의를 위해 소아를 희생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한 위인들을 신으로 섬긴다는 것, 이것은 이상적인 종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사회나 이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국가가 국립묘지를 만들고 국가유공자 제도를 만들어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 희생한 사람의 후손을 보살피는 등 정치적인 대안을 마련해놓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미국처럼 국가주의와 프라이드가 강한 나라에서는 국립묘지 자체가 하나의 신성한 종교적인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립묘지와 교회가 하나로 통합된다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일본의 신토는 국립묘지와 교회가 하나로 통합된 듯한 이상적인 종교인 동시에 사회 보상시스템인 것이다.

굳이 종교에 등급을 부여해보자면, 하급 종교에는 해나 달 혹은 힘센 동물들을 섬기는 원시 종교, 즉 샤머니즘 애니미즘 등을 포함시킬 수 있겠다. 그 뒤 인간의 지성이 발달하고 자연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물 대신 인간과 비슷하지만 능력이 뛰어난 신을 만들어내게 되었는데 이것을 중급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바다의 신, 태양의 신 따위가 등장하는 고대 그리이스의 종교나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과 기독교, 사람 모양을 한 수천 개의 신이 있는 힌두교, 우리나라의 유교 같은 종교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만물에 신이 깃들어있다고 생각하는 범신론과 인간이 해탈하면 신이 된다는 불교,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조선의 동학(천도교) 등은 보다 발달된 상급 종교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상급 종교들의 장점만을 모아 성립된 것이 일본의 신토인 것이다.

한국 사회는 하급에서 중급, 상급 종교들이 모두다 영향력을 지니고 존재하는 특이한 사회다. 한국인들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점을 치고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가 하면 부적도 붙이고, 아직도 시골에는 성황당이 있는 곳도 많다. 풍수지리와 사주팔자도 믿는다. 그런가 하면 기독교와 천주교, 유교 등의 위세도 대단하며 천도교나 불교 같은 상급 종교들도 번창하는 곳이 한국 사회다. 반면 신토는 상급 종교들의 정수만을 모아 탄생한 것이기에 일본 사회에는 이 같은 중하급 종교들이 전혀 침투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전역에 퍼져 있는 8만개의 신사 가운데 현대 일본 정신의 정수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야스쿠니 신사이다. 여기에는 일본 현대사의 시작인 메이지 유신을 이끌었던 존왕혁명파, 청일 전쟁과 러일전쟁, 중일전쟁에서 희생당한 전사자, 그리고 대동아 전쟁에서 죽은 전사자 등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바친 조상 246만 명의 위패가 안치되어 있다.

다른 나라로 치면 국립묘지인데 이상하게도 패전 후 일본에서는 수상이나 정부각료가 이곳을 참배하는 것이 금기로 되어 있다. 참배할 때마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시비를 걸기 때문이다. 전후 일본 수상이 공식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나카소네 수상이 유일무이한 사례였으며, 2001년 8월에 고이즈미 수상이 두 번째로 공식 참배를 했다.

수상이 국립묘지를 참배하겠다는데 시비를 거는 주변국들의 행동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이는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한 모욕으로 생각될 수 있는 일이다.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되어 있어서 안 된다고 한다는 것인데, 그게 다른 나라가 보기에 전범이지 일본 입장에서는 모두 애국자들이니 도대체 말이 안 되는 논리인 것이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대통령이 국립묘지 참배하는 행위를 놓고 베트남 정부에서 항의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이것은 월남전에 참전해서 자기나라 국민을 학살한 전범들이 국립묘지에 묻혀있으므로 이해할만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래도 국가의 명령을 받고 타국 땅에 가서 희생한 군인들이고 월남전으로 인해 경제발전에 많은 도움을 받았으므로 이들을 애국자로 대우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에는 태평양전쟁 때 일본하고 전쟁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우리는 당시 일본이었고 조선인들도 누구나 일본군으로 참전했기 때문에 굳이 따져 말하면 전범국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막상 일본과 전쟁을 한 당사자인 미국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데 관련도 없는 한국과 중국 등이 시비를 거는 것은 명분도 없을 뿐 아니라 논리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조선출신 일본군 2만 명과 중국 및 대만출신 일본군 2만 명의 위패가 있다고 한다. 일본과 조선의 인구비가 5대3인데 전사자의 숫자는 1%에도 못 미치는 것을 보면 당시 일본이 얼마나 양심적으로 전쟁을 치렀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2만 명의 조선출신 일본군 전사자들에 대해서 한국 정부는 위패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 또한 잘못된 일이다. 전사시점에서 일본인이었고 일본을 위해 싸우다 죽은 사람들이므로 그 영혼을 기리는 것은 당연히 일본의 권리다. 일본 정부는 신토의 교의상 일단 가미(신)가 되면 인간이 넣고 뺄 수 없다고 말하면서 한국 정부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는데, 참으로 애틋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만약에 일본이 이들 조선출신 전사자의 위패를 한국으로 보내준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국립묘지에 안장할 것인가?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일본을 위해 싸운 전쟁 범죄자라고 욕하며 부관참시라도 하겠다는 말인가? 위패를 돌려달라는 유족들은 자기 조상이 일본에서 신으로 경배 받고 있는 것이 뭐 그리 불쾌하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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